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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는 어떻게 내 삶을 바꿨는가

by 러너써니 2025. 7. 26.


땀으로 써 내려간 내 인생의 전환점. 오늘은 달기기가 어떻게 내 삶을 바꿨는지에 대해서 이야기할 예정입니다.

 

달리기는 어떻게 내 삶을 바꿨는가
달리기는 어떻게 내 삶을 바꿨는가

 

운동화를 다시 신기까지


나는 오래전부터 ‘운동’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었다. 체육 시간엔 늘 구석에서 시간을 보내기 바빴고, 헬스장 회원권은 매번 유효기간만 허무하게 끝나버렸다. 늘 “내일부터는 진짜!”라는 다짐만 반복했다.
하지만 어느 날 문득, 거울 속에 비친 내 모습이 낯설게 느껴졌다. 체중이 늘고, 몸은 무겁고, 자존감은 바닥을 쳤다. 무엇보다 문제였던 건, 마음마저 지쳐 있었다는 점이었다.

그때 떠오른 게 달리기였다. 딱히 이유가 있었던 건 아니다. TV에서 마라톤을 완주한 사람들의 땀범벅 웃음을 보고, SNS에서 ‘런데이’ 인증샷을 보면서 막연한 동경이 생겼다. 나도 저렇게 달려보고 싶다는 생각. 그래서 정말 아무 준비 없이, 낡은 운동화를 신고 동네 공원으로 나갔다.

첫날, 10분도 채 뛰지 못했다. 숨이 턱 끝까지 차올랐고, 다리가 휘청였다. 나는 너무 쉽게 포기해버릴 줄 알았는데, 의외로 다시 나가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아마도 ‘이대로는 안 된다’는 마음이 조금은 진심이었던 것 같다.

 

매일 달리는 사람으로 산다는 것


처음엔 하루 1km도 벅찼다. 걷고, 조금 뛰고, 또 걷고. 하지만 일주일, 보름, 한 달이 지나자 몸이 달라졌다. 숨이 덜 찼고, 다리도 버텨주었다. 무엇보다 놀라웠던 건, 내 마음이었다. 러닝은 단순히 몸을 움직이는 행위가 아니었다. 혼자만의 시간을 확보하고, 나 자신과 대화하는 시간이었다.

러닝을 시작한 이후로 내 일상은 많이 달라졌다.

아침에 일찍 눈을 뜨기 시작했다.

러닝 스케줄에 맞춰 식사와 수면을 조절하게 되었다.

알람을 미루는 대신 스트레칭을 하며 하루를 준비했다.

목표를 세우고, 기록을 남기고, 점점 더 나아지는 나를 바라보게 되었다.

이 모든 게 러닝 하나로 가능해질 줄은 몰랐다. 게으름은 여전했지만, 최소한 러닝할 때만큼은 변명하지 않았다. 뛸지 말지를 고민할 때마다, 나는 이렇게 스스로에게 말했다.
“생각은 짧게, 몸은 먼저.”
그리고 그 다짐은 점점 다른 삶의 영역으로 확장되었다. 미뤄왔던 일, 어색했던 연락, 정리하지 못했던 방… 그런 것들이 러닝을 통해 하나씩 바뀌어 갔다.

 

러닝이 준 가장 큰 선물: 멘탈 회복


내가 달리기를 지속하는 가장 큰 이유는 정신적인 변화다. 사실 육체적인 변화는 덤에 가깝다. 체중은 천천히 빠졌고, 체력은 확실히 좋아졌지만, 그보다 더 강하게 느껴진 건 ‘내가 나를 다시 믿게 되었다’는 감각이었다.

달리다 보면 무수한 순간이 찾아온다.
‘지금 멈추자’, ‘이제 다 됐다’, ‘조금 걷자’는 유혹들.
하지만 그 순간을 넘기면 마법처럼 다음 단계가 열린다.
지금까지 포기해왔던 일들, 두려워 미뤘던 순간들, 그리고 자신 없어서 시작조차 하지 못했던 꿈들… 그 모든 것 앞에서 나는 이렇게 말할 수 있게 되었다.
“나는 5km도 달릴 수 있는 사람이야. 그러니까 이것도 해낼 수 있어.”

러닝은 나에게 반복과 인내, 그리고 작지만 확실한 성취감을 가르쳐줬다.
매일 기록을 남기고, 조금씩 거리를 늘리고, 언젠가 마라톤에 도전하고 싶은 꿈도 생겼다.
‘나답게’ 사는 방법을 잊고 있었던 시간 속에서, 러닝은 그 실마리를 건네주었다.

앞으로도 달릴 것이다
지금 나는 여전히 매일 달린다. 때론 빠르게, 때론 느리게. 누군가와 함께 뛰기도 하고, 혼자 조용히 달리기도 한다. 더 이상 ‘운동’이 아닌, ‘삶의 한 부분’이 되었다. 비 오는 날엔 빗소리를 들으며 뛰고, 바람 부는 날엔 나뭇잎 흔들리는 소리를 들으며 뛴다.
러닝은 그 자체로 나를 일으키는 의식이자 기도다.

나는 달리면서 배웠다.
변화는 아주 사소한 선택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그 작은 결심 하나가 하루를 바꾸고, 그 하루가 한 사람을 바꾼다는 것을.

지금 당신이 달리기를 망설이고 있다면,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아무 생각 말고, 그냥 신발부터 신어보세요. 그리고 한 발만 내딛어보세요.”
달리기는 언제나 그 한 걸음에서부터 시작된다.
그리고 분명히 말할 수 있다.
달리기는, 내 삶을 바꿨다고.